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은희경의 헤어진 후

2019. 4. 9. 00:13 from 낭만

 

 

 

왜, 나라고 생각나지 않겠어요.

왜, 나라고 그립지 않겠어요.

왜, 나라고 잊을 수 있겠어요.

그냥 우기는 거죠

나는 괜찮다고.

 

길었던 머리를 자르면

귀 밑으로 지나가는 자그마한 바람에도 깜짝깜짝 놀라고,

손톱을 조금만 짧게 깎아도

손끝살이 닿을 때마다 예상치 못한 아픔을 느끼게 돼.

하물며,

가슴 속에 담았던 사람을 잃었는데, 어찌 온전할 수 있겠니?

 

우리가 헤어진 건 다른 이유는 없었어.

그냥 우리가 덜 사랑했던 거

덜 절실했던 그거지.

너는 아니라고 말하고 싶겠지만

생각해봐.

우리가 사는게 사막이고 내가 물 한 컵이었다면

네가 나를 버렸을 것 같아?

 

사과 역시 자기들끼리 닿아있는 부분에서부터

썩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았다.

가까이 닿을수록 더욱 많은 욕망이 생기고

결국 속으로 썩어 문드러지는 모양이

사람의 집착과 비슷했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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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종달리 :